한복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대여점이 탄생했다.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 웨딩드레스 거리 한복판에 20일 문을 여는 한복대여점 ‘황금바늘’(02-717-3131)은 결혼식에 입는 신랑신부의 관례복에서부터 약혼 회갑 등 가정의례시 온가족이 입는 한복을 빌려주는 업체.

“비싼 돈을 들여 장만하고도 장롱속에 잠자는 한복이 많습니다. 특히 신부가 입는 초록저고리 붉은치마는 평상시에는 거의 입을 일이 없죠.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맞아 낭비없는 결혼식을 치르려는 예비부부의 경우 대여한복은 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황금바늘’길기태사장은 “한복은 유행을 타지 않는 옷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2년여만 지나도 낡은 듯한 생각이 들어 입기가 꺼려진다”며 “결혼할 때 마련해 한두번 입고 마는 신랑신부한복과 양가부모의 한복구입비용만 아껴도 엄청난 절약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황금바늘’이 선보이는 한복은 100여가지 스타일. 모두 본견을 사용했으며 드레스같은 화려한 현대풍 한복 대신 전통색과 금박 전통자수 흉배 등으로 우리 한복 본래의 품위를 강조하고 있다. 가슴둘레와 키에 따라 달라지는 칫수는 남녀 각각 4가지. 가톨릭대 의류학과 강순제교수가 지난해 문화체육부(현 문화관광부)의 의뢰를 받아 연구발표한 한복표준치수를 근거로 했다.

대여비용은 시중 맞춤옷값의 13∼18%수준. 여자한복의 경우 5만∼10만원. 남자한복은 10만원선(1일 기준)이며, 1일 연장에 10%씩 비용이 추가된다. 신랑 신부를 위한 패키지 상품은 신부의 치마 저고리와 신랑의 바지 저고리 조끼 마고자를 합해 15만∼25만원이며 두루마기와 궁중당의가 포함되면 5만∼10만원 정도가 추가된다. 오는 9월부터는 성인복외에 돌복 아동복까지 대여를 시작할 예정이다. <李炯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