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8월25일

'거품혼수' 한복 빌려 입으세요.

국내 첫 대여점 아현동 '황금바늘' 문열어
약혼복서 촬영용 궁중당의까지 싸고 다양

한복만큼 특별한 날에 우아하고 아름다운 옷이 있을까. 그러나 비싼 가격탓에 장만하기가 만만치 않다. 이같은 고민에 착안한 한복대여점이 생겨났다.
지난 20일 서울 아현동 웨딩드레스 거리에 문을 연 '황금바늘'은 결혼을 앞둔 신부들을 대상으로 약혼복, 관례복, 두루마기와 야외 촬영용 궁중당의까지 빌려주는 한복전문대여점이다. 신랑은 바지, 저고리, 마고자, 조끼와 배자, 두루마기를 빌려 입을 수 있다.
신부의 폐백옷은 물론 양가 어머니, 친척, 들러리의 옷까지 결혼식 등 각종 행사에 입을 수 있는 다양한 한복을 갖췄다.
황금바늘의 대표인 길기태씨는 한복전문점에서 홍보일을 하다 올해초 한복의 최대 수요처인 혼수시장마저 위축돼 직장을 잃은 IMF 실직자.
그는 한복이 우리나라 결혼식에서 빼어놓을 수 없는 의례복이면서도 체면치레와 과소비로 '거품혼수'를 선도했다는 직장생활의 체험을 살려 국내 최초의 한복대여점을 열게 됐다
황금바늘은 한복을 장만하지 않고 빌려 쓸 경우 옷의 종류나 가족수에 따라 다르지만 되소 1백여만원에서 많게는 2천만원 가량의 지출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황금바늘의 대여의상은 특별한 날에 입는 옷이므로 실크소재에 전통금박 및 자수를 장식한 최고급이라는게 길대표의 자랑이다. 치수는 남녀 모두 가슴둘레와 키를 기준으로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 4가지로 만들었다.
가격은 옷값의 13~18%수준. 1일 기준으로 여자 한복은 5만~10만원정도이며 남자한복은 10만원선.
하루 초과할 때마다 10%씩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신랑, 신부를 위한 패키지상품도 개발돼있으며 신랑용 두루마기, 신부용 두루마기나 궁중당의가 포함될땐 5만~10만원 정도를 추가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