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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향은 옷의 맵씨를 위해 대부분 깨끼(3겹)바느질을 하므로 얇은 소재가 주를 이룬다. 특히 손으로 짠 것과도 같이 자연스런 질감이 돋보이는 옥사에 손염색을 한 빛깔 고운 소재가 인기이다.
한동안 사철깨끼라고 이름 지어진 노방 소재의 얇은 천에 스크린인쇄를 한 한복이 사계절을 활보했던 웃지 못할 시절도 있었다. 본래 노방은 안감용이나 여름용 겉감으로 쓰이던 것이었는데 유통업자들이 가공상의 편의와 대량생산을 할 수 있다는 잇점 때문에 계절의 특성을 무시하고 사시사철 판매했던 때가 있었다. 그 바람에 아무것도 모르는 소비자들은 한겨울에도 잠자리 날개같이 얇은 한복을 입고 달달 떨어야만 했었다.

이는 일반 소비자들이 한복소재에 대해 너무 모르기 때문에 일어났던 일들이다. 이런 일들을 예방하고 멋스럽게 한복을 입기 위해서는 한복의 소재에 대해서 최소한의 지식을 습득하고 그때 그때마다 계절에 알맞는 옷감을 선택하는 요령을 터득하는 게 유익하다.
봄, 가을 소재로는 원래 무명을 비롯해서 국사니 갑사니 은조사, 항라 등의 다양한 옷감들이 있으나 깨끼 바느질을 할 수 있는 옥사, 갑사 등을 입는 것이 무난하다.

가을은 옥사, 자미사, 명주, 숙고사,주아사가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특히 자미사로 옷을 지어 입으면 광택이나 문양, 걸을 때마다 스치는 옷의 소리 등이 가을을 실감케 한다. 초가을에 엷은 자미사나 명주, 국사 등으로 지어입고 가을이 좀더 깊어지면 국사에 솜을 두어 입거나 무명이나 옥양목으로 겹저고리를 지어 입으면 좋다.
숙수견이니 숙고사니 하는 이름의 머리에 붙은 '숙'이란 그 천이 생명주를 익혀 짠 옷감임을 뜻한다.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명주실을 써서 베틀에서 짜낸 명주가 생명주이다. 이것은 빳빳하고 깔깔하여 늦봄과 초가을 옷 짓기에 적당한 천이다.

비단 가운데서도 '초', '사', '라'는 조직이 섬세하고 무늬가 있게 짠 천이다. 실을 먼저 염색을 한 뒤에 천을 짜는가 다 짜고 난 뒤에 천을 염색하는가에 따라 빛깔의 곱기가 달라진다. 앞의 것을 선염이라 하고, 천을 짠 뒤에 염색하는 것을 후렴이라 한다. 이는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선염제품들이 훨씬 비싸다.
여름에는 모시, 삼베가 주소재로 시원한 소재가 역시 인기이다. 초여름에는 무명이나 손다듬이한 모시로, 흰색이나 푸른색과 파란색 염색을 하는데, 자연소재가 갖고있는 미색 그대로의빛깔로 만들어 입어도 멋스럽다.

또한 명주실로 성글게 짠 항라, 익히지 않은 생명주(빳빳하고 깔깔한 손맛을 지닌 생고사처럼 초여름은 말할 것도 없고 삼복까지도 시원하게 입을 수 있다.)를 사용해 왔다. 한여름에는 삼베나 반저모시로 흰치마저고리를 즐겨입었으며 또한 쪽빛치마에 흰저고리, 물색치마에 미색저고리 등을 만들어 입었다.
겨울 한복은 깨끼바느질을 할 수 있는 옷감을 고집할 게 아니라, 물겹 바느질을 하는 천으로 한복을 지어 입는 편이 제격이라 하겠다. 즉 수직실크나 명주, 위사, 자미사 등이 그나마 요즘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겨울용 한복감이다. 겨울 한복은 겉옷이 필수인데 외출시엔 두루마기나 반두루마기, 갖저고리를 걸치고 가벼운 외출시에는 배자를 걸치면 추위를 막을 수 있다.

갖저고리는 저고리 속에 양털, 토끼털 등을 부드럽게 만들어 옷의 안 전부에 받쳤던 것이며 배자와 마찬가지로 중부 이북의 추운 지방에서 더 널리 보급되었던 방한복의 하나였다. 갖저고리는 저고리 위에 덧입게 되어 있는 관계로 품, 화장, 길이가 모두 넉넉하여 길이는 거의 모두가 허리께까지 내려왔고 화장은 손등을 덮을 정도였으며 품도 아주 넉넉했었다. 도련, 수구, 목둘레까지도 뻣뻣한털로 선을 둘렀는데 털에 때가 묻어 더러워지면 바짝 말린 찹쌀가루를 털 위에 뿌려 손바닥으로 싹싹 비벼서 그 찹쌀가루에 때를 묻게하여 다시 하얗게 세탁이 되는 지혜를 발휘했다.

조끼같은 모양의 배자는 신라시대 때부터 착용한 옷으로 조선조 후기에 와서는 남녀 모두가 착용하던 것으로 겉은 비단, 안은 털을 대었다. 추운 지방에서 방한용으로 착용했으나 현대에는 멋스러운 겉옷으로 착용하고 있다.